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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의 단상

by 필담's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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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부친께서 돌아가셔서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암으로 몇 달간 투병하시다가 수차례의 항암치료에도 불구하여도 더 이상의 차도가 없으시다는 얘기를 들은 지 2주도 안되어 부고 소식이 들려왔다. 투병 소식을 가끔씩 전해 듣다가 최근 갑자기 진행이 빨라져서 주간 단위로 소식을 전해받으면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온 것을 생각했었는데, 마지막 소식을 듣고 얼마 안 되어 부고를 듣게 되었다.

코로나 전파 시기라서 조심스럽게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작은 규모의 지방 장례식장이었는데, 지인의 부친만 화면에 나타나 있었던 북적대진 않았던 장례식장이었다. 코로나 시기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입구에서부터 체온을 재고, 방문록을 기록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서 입장 할 수 있었다. 

조문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몇 년 전의 장인의 장례식이 생각났다. 장인께서는 갑작스럽게 2일 만에 패혈증으로 돌아가셨다. 가족들 모두 황망한 가운데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야 실감을 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죽음을 경험하는 횟수가 늘어가고 점점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는 빈도가 늘어난다. 장례식장에 들어설 때마다 몸과 마음이 정돈되고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죽음 앞에서 나는 어떠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지금 죽는다면 내 가족들과 지인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할 것인지, 나는 무엇을 남기고 떠날 것인지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예외 없이 누구든지 마주할 수밖에 없는 죽음 앞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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