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리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살아왔다.
사실 요리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요리해야 하는 상황도 별로 없이 살아왔다.
그래서 할 줄 아는 요리는 라면, 계란후라이 정도 였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겼어도 와이프를 믿고 살아서 그런지 별로 변한 것은 없었다.
가끔씩 아이들에게 밥을 차려줘야 할 일이 생기면 와이프가 미리 준비해 놓은 음식을 덥히거나 즉석 식품이나 레토르트음식들을 해 주는게 전부였다.
그러다 여름휴가 기간 중 비가 지속되고, 코로나로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점심을 차려줘야 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와이프가 밥을 준비해 놓았고, 밑반찬이 있으니 김과 계란후라이를 해주면 된다고 말하고 와이프는 출근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형식적이나마 내가 얘들아 뭘 먹고 싶니 하고 물어보았다. 아이들도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는 계란후라이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막내가 계란말이가 먹고 싶다고 했다.
평소라면 막내에게 아빠는 계란후라이만 할 수 있으니 그걸 먹어라 하고 말하며 김이나 더 꺼내 줬을 텐데,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갑자기 계란말이를 해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잠시 기다리게 한 후 유튜브를 실행하고 간단히 계란말이 하는 법을 찾아 영상을 한 번 보고, 재실행 해놓고 계란말이를 시작했다. 다행히 실패하지 않고 기대하던 비주얼로 계란말이가 완성이 되었고, 아이들이 박수를 쳐주면서 맛있게 먹는 걸보니, 요리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을 알 수 있었다.
요리하는 아빠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거나, 주위에서 얘기를 들을 때마다 신기하기만 했지만, 계란말이를 한 번 만들어본 이후로 다른 요리를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다음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역국에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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