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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35

해 -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 2020. 8. 19.
글쓰기2 - 코로나와 함께 하는 삶이란. 어느덧 COVID-19가 낯설지 않은 삶이 되었다. 한 동안 확진자도 줄어들고, 조금씩 일상의 삶이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COVID-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외출시 마스크를 점검하는것이 자연스러워졌고, 손소독제가 보일때마다 손을 소독하는 게 어색하지 않아졌다. 건강과 생명을 위한 필수의약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서, 회사에서도 평소에도 엄격한 방역을 강조하고 있어서 나도 더욱 조심하면서 살고 있었으나, 뉴스를 보면 언제든지 확진자의 명단에 내가 들어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의 자유롭고 활발함을 언제쯤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현실을 인정하며 COVID-19와 함께 하는 삶에 적응해야 하겠다. 외출하고 싶어.. 2020. 8. 18.
글쓰기1 - 육사(陸史)를 기억하며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내가 가장 먼저 접한 육사의 시는 청포도였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내게 시을 읽을 때 마음의 감동을 느끼게 해 주었던, 내게 국어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었던 시였다. 맑고 하늘과 푸르디 푸른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얀 식탁보위에 은쟁반에 놓인 청포도를 머릿속에 그려주었던 이 시를 통해 육사를 만나게 되었다. 이 시를 .. 2020.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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